우리는 <망각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오늘날의 세계는 불과 20년 전의 과거와도 너무나 달라서, 우리는 직전이라 할 만한 이 과거에 대해 어떠한 감각도 가질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즉, 우리는 복지국가를 물려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무엇이 복지국가를 일으켰는지 망각했다. 또한 정치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우리는 지식인의 세기였던 20세기가 남긴 사상과 개념을 논의하는 법을 잊었고, 한때 이러한 논의에서 지식인의 맡았던 역할 또한 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