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했던가. 누구나 죽음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조건이고, 죽음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죽음은 그 자체로 끝이다. 어절 수 없는 마무리이자 종결, 삶의 마감이다. 그 끝에 상엿소리가 있다. 맑은 하늘을 가르는 요령 소리, 애절하고도, 비통한 곡소리, 담담하고 구성진 상엿소리에 산 자와 죽은 자 모두가 위로 받는다. 그 시간만큼은 그들 모두 하나의 소리를 듣고, 한 사람을 기억하고, 한 사람을 떠나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