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근대가 10세기 전후에 중국에서 개화하여 서구로 전파된 과정을 근대적 공민사회에 초점을 맞추어 보여 주고 있다. 유교는 하늘(天, 천)의 권위가 부여된 세속적 도덕률로서의 예(禮)에 따라 나라가 다스려지는 것을 이상시하였다. 이 예치(禮治)의 이상은, 자유의 관념, 입헌군주정의 원리, 그리고 크게는 국가에 대해 자율적인 근대적 공민사회의 지향을 내포하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먼저 그러한 지향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각종 제도들로 구현되어져, 10세기 전후에 중국에서 만개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볼 것이다. 그런 연후에 16세기부터 새로운 인도양 항로를 통하여 동서교통이 크게 늘어났을 때, 중국에 건너와 헌신적인 선교활동을 전개한 예수회 마테오 리치 신부를 위시한 가톨릭 선교사들이 보내 온, 중국 관계 정보가 서구의 세속적 지성계에 미친 심대한 영향을 살펴볼 것이다. 그들이 중국에 구현된 예치 체계 및 그 근원으로서의 신성과 이성이 연계된 인식적 구도에 대한 정보를 서구에 공급함으로써, 그 영향을 받아 기독교의 신성에 이성을 연계시키려 한 세속적 사상들이 서구에 출현하여 근대적 공민사회의 발전을 이끈 과정을 다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