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학작품에는 우리네 인생이 담겨 있지만, 희곡만큼 삶의 어느 순간을 기승전결로 강렬히 풀어내는 장르는 없다. 희곡은 미사여구나 현학적인 가면 따윈 쓰지 않고 오직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사를 통해 절절한 인생을 보여준다. 영화가 주는 이미지의 화려함이나 환상의 구현과는 달리 희곡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현실의 생생함으로 때론 내면에 숨겨둔 비밀스러운 감정들을 대신 풀어내고, 때론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한마디 대사로 전달하며 우리의 잠들어 있던 의식을 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