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 시작된 이번의 세계대공황은 20~21세기에 나타난 세 번째 대공황이며, 현실적으로는 기존의 자본축적 방식과 국내의 계급 관계 및 세계 질서를 재편하지 않고서는 극복할 수 없는 구조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정부와 기업에 저항하기보다는 주식에 투자하여 어떻게든 이 공황을 지나가려고 마음먹고 있고, 청년들은 자꾸 줄어드는 일자리를 서로 차지하려고 스펙 쌓기에 열중하느라 마음의 평안을 얻지 못하며, 정치인과 지식인들은 일반 시민들의 성향이 여전히 우파적이라고 속단하여 정부나 여당과 거의 대동소이한 정책과 사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주민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지만 폭발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지금의 공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따라서 이 비참한 공황 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책머리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