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기술발전과정에 관한 연구로써, Lee et al.(1987)이 제시한 총체적 모형(Global Model)을 공작기계산업을 대상으로 통계적으로 검증하였다. 연구결과 우리나라 공작기계산업은 도입단계와 내재화단계를 거치면서 획득기술수준, 기술획득경로, 습득되는 기술요소, 기술개발의 내부의존도가 점차적으로 바뀌어 왔는데, 그 변화의 방향은 전반적으로 총체적 모형의 가설들을 따르고 있었다. 즉, 도입단계에서는 성숙/쇠퇴기술을 주로 비공식경로를 통해 획득하고 생산조업기술을 주로 습득하는 반면, 내재화단계로 갈수록 점차 성장기술이 획득되고, 공식경로의 활용이 증가하며, 기술적 노력의 초점도 설계기술의 습득 및 자체연구개발능력배양으로 바뀌어 간다. 아울러 기업내부인력의 기술개발기여도가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띤다. 한편 정부정책 및 기업규모(자원능력), 기업전략에 따라서도 기술발전과정이 달라지고 있음을 볼 수 있어, 앞으로 국가별/산업별 비교연구가 더욱 필요하다고 하겠다.
둘째는 기술선택이론에 관한 부분으로, 기술선택은 일정한 선택기준 또는 원리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한 상황에 따라 그 기준의 중요성이 달라진다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연구를 종합하여, 기존시장의 크기, 긴급성, 기술획득용이성, 시장경쟁도, 기업전략과의 양립성, 기술개발효율성, 잠재시장성, 자체기술축적도, 기술적 우위성 등을 기술선택기준으로 제시하였고, 통계분석결과 선택된 기술이나 개발방법은 선택안된 기술이나 개발방법보다 이들 특성들을 더욱 잘 만족시켜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술발전초기에는 기술획득의 성공가능성을 높이는 기술을 선택하고, 기술발전후기에는 기술개발의 기대이익을 크게 하는 기술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업규모나 제품의 혁신도에 따라서도 기술선택기준이 달라짐을 보였다. 본 연구에서는 각 상황에 따라 어떠한 선택요인들이 기술 및 개발방법의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밝힘으로서 개발도상국의 기업이 왜 총체적 모형에서 제시된 방향을 따라 발전하는가를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개발도상국 기업들은 기술 획득용이성과 기대이익이 큰 기술 및 기술개발방법을 선택하고 또 이러한 기술요소에 기술적 노력을 집중시키게 되는데, 상황별로 기술획득용이성과 기대이익의 크기를 극대화 하려는 일련의 노력이 결국 총체적 모형에서 제시하는 기술형태변화의 방향을 따라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기술선택이론은 선택요인들의 중요도 변화에 따라, 기업의 기술발전형태가 총체적 모형을 따르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다루는 세번째 분야는 기술학습이론이다. 기술학습이론은 개발도상국 기업들의 학습능력에 따라 기술학습과정 및 기술학습성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기술학습이론에서는 동일한 기술을 도입하고 동일한 환경에 있는 기업이라도 서로 기술학습성과가 다른 것은 이러한 기술학습능력의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본 연구에서는 기술 학습능력을 축적된 기술, 기술인력수준, 명시적인 기술적 노력의 정도, 기술학습준비도, 최고경영자 지원도, 기술학습시스템 공식도, 학습동기, 기술선택 적합도, 목표설정 구체도의 9가지로 구분하였는데, 이들 학습능력과 학습성과 간의 Pearson 상관계수를 구해본 결과, 모든 기술학습능력 변수들이 기술개발의 상업적 성과, 기술적 성과, 효율성 등 성과지표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들 능력변수 중에서도 특히 목표설정의 구체도와 학습동기, 명시적인 기술적 노력이 학습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나타나 개발도상국에서 자체적인 기술적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기존연구들 (Dahlman & Westphal, 1981) 의 결과와 일치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기술발전단계별로 요구되는 학습능력이 달라짐을 볼 수 있는데, 기술발전초기에는 최고경영자의 지원도나 학습동기, 기술선택 적합도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반면, 기술발전후기로 갈수록 명시적인 기술적 노력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짐을 통계적 분석결과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