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유변효과는 현탁액의 점도가 전기장 하에서 크게 증가하는 현상을 의미하며 빠른 응답 시간의 잇점으로 인하여 고속 밸브나 자동차의 완충장치 등에 응용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거동을 보이는 전기유변 유체는 대부분의 경우 유전입자가 절연성 오일에 분산되어 있는 형태를 띤다. 본 연구에서는 반전도성 고분자 입자를 분산상으로 사용한 전기유변유체에 대하여 전기장의 세기, 전도도 및 작동온도 등의 조절변수가 유변 물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고온 활성용 전기유변유체의 제조와 유변물성에 대한 실험적 해석을 수행하였다. 대상 물질로는 벤젠의 중합체인 폴리파라페닐렌을 사용하였고, 산화제인 $FeCl_3$를 침투시켜 입자상의 전도도를 어느 정도 증가시켰다. 이 입자를 절연성 유체인 실리콘 오일에 분산시켜 현탁액을 제조하였다. 유변물성의 측정은 원통형 셀과 고전압 발생기가 부착된 두 가지의 유변물성 측정기를 사용하여 수행하였다.
전기장 하에서의 정상전단 흐름에서는 이 현탁액이 빙햄 거동을 보임을 알 수 있었다. 항복응력은 부피분율과 전기장의 3/2승에 비례하여 증가하였고 도핑으로 인한 입자상 전도도와 유전상수의 증가에 따라 크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약한 전도성의 입자로 구성된 현탁액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이론적 계산 결과와 일치하는 것으로, 다른 반도성 고분자 계열의 전기유변 유체들이 보이는 거동과 유사하다. 낮은 변형률($\dot{γ} = 0.01s^{-1}$)의 전단흐름을 도입한 전이 상태 실험에서 이 전기유변유체의 전단응력은 일반 점탄성 유체의 경우와 유사한 거동을 보인다. 반면에 변형률이 $\dot{γ} = 0.1s^{-1}$로 증가하면, $FeCl_3$로 도핑된 현탁액이 여전히 점진적인 응력증가를 보이는 데 반해 도핑되지 않은 유체는 응력의 순간적인 증가와 빠르게 낮은 값으로 저하되는 거동을 보인다. 이는 도핑에 의하여 입자간 상호작용력이 증가하여 사슬구조가 좀더 큰 변형률 하에서도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은 전단 변형에서 전기유변유체는 점탄성 유체의 특성을 보인다. 선형 점탄성 영역으로 근사할 수 있는 γ=0.5% 의 작은 변형 하에서 전기장의 세기와 구동 주파수에 따른 저장계수와 손실계수의 변화를 도시하였다. 저장계수는 구동 주파수에 거의 무관하며 고체화된 전기유변유체의 특성을 잘 나타낸다. 저장계수와 손실계수 모두 전기장의 세기가 커짐에 따라 증가하며, $FeCl_3$로 도핑된 현탁액의 경우 같은 부피분율에서도 매우 큰 값의 저장/손실계수를 보이는 것을 알았다. 크립과 회복 실험에 의하여 일정한 전기장 하에서 가해준 응력의 세기가 증가함에 따라 탄성적 고체의 거동에서 점탄성 유체, 일반 유체로의 전이가 발생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과된 응력의 세기가 항복응력에 접근함에 따라 변형이 매우 증가하는데, 임계상태에서의 최대 변형값이 도핑에 의해 증가하는 현상을 알 수 있었다. 고체 거동의 한계라 할 수 있는 탄성 한계 항복응력은 현탁액의 부피분율과 전기장의 세기 그리고 도핑효과에 따라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폴리파라페닐렌 현탁액은 고온에서도 큰 전기유변학적 활성을 갖는다. 전기장이 없을 때는 일반적인 진한 현탁액과 같이 온도증가에 따라 겉보기 점도의 감소가 수반되지만 전기장 하에서의 항복응력은 온도증가에 따라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약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온도증가에 따르는 입자상의 전도도 증가의 효과로 생각되며, 이러한 현상은 $FeCl_3$로 도핑된 현탁액의 경우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